지구 밖 하늘을 가진 행성들 – 외계행성의 날씨는 어떨까?
‘지구 밖의 하늘’은 어떤 모습일까요? 푸른 하늘, 하얀 구름, 맑은 공기 대신, 2,000도 바람과 유황비, 유리폭풍이 몰아치는 행성도 있습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은 단순히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그 행성의 대기, 기후, 날씨까지 관측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임스웹이 관측한 대표 외계행성들의 ‘날씨 예보’를 소개합니다.
1. HD 189733b – 유리 비가 내리는 파란 행성
HD 189733b는 지구에서 약 63광년 떨어진 가스형 외계행성으로, 뜨거운 주피터(hot Jupiter)에 해당합니다. 이 행성의 대기에는 규산염 입자(silicate particles)가 떠 있으며, 강한 바람과 함께 이 입자들이 떨어지며 유리 비(glass rain)가 내립니다. 풍속은 시속 8,700km에 달해, 유리조각이 대기 중을 가로지르는 상상을 해볼 수 있습니다. 하늘은 파란색이지만, 그 이유는 산소 때문이 아니라 규산염 미립자에 의한 산란입니다.
2. WASP-76b – 철이 증발해 비처럼 내리다
WASP-76b는 지구에서 약 640광년 떨어진 또 다른 뜨거운 외계행성입니다. 이 행성의 낮면 온도는 2,400도 이상이며, 금속이 기체로 증발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철(Fe)이 기체로 존재하며, 밤쪽에서는 온도가 내려가면서 철 비(iron rain)가 내리는 것이 관측되었습니다. 제임스웹은 이 대기의 화학 성분을 분석해 철, 나트륨, 칼슘 등의 존재를 확인했고, 이런 금속성 기상현상은 지구의 개념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세계입니다.
3. WASP-39b – 이산화탄소가 만든 뿌연 하늘
WASP-39b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최초로 이산화탄소(CO₂)를 탐지한 외계행성입니다. 이로써 대기 조성이 보다 정밀하게 분석될 수 있었으며, 복잡한 기상 순환이 가능하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이 행성은 구름이 빽빽하게 끼어 있어 낮은 고도에서는 가시광선이 거의 투과되지 않으며, 온도차로 인해 상하층 간의 기체 대류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4. 지구와 비교하면 어떨까요?
지구의 날씨는 복잡해 보이지만, 다른 행성과 비교하면 ‘온화’ 그 자체입니다. 우리의 대기 구성은 생명체가 살아가기 적절한 수준이며, 폭풍, 온도차, 강수 등의 조건도 생명 유지에 최적화된 기후 시스템으로 작동합니다. 반면, 외계행성의 날씨는 극단적이며 기체 구성, 압력, 온도 범위 모두가 지구와는 크게 다릅니다. 이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과도 직결되는 주제이기에, 날씨 관측은 단순한 기후 예보를 넘어선 우주 생명 탐사의 핵심이 됩니다.
5. 결론: 외계 날씨도 과학입니다
‘날씨’는 단순히 일기예보의 대상이 아니라, 그 행성의 물리적 성질과 환경 조건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이런 날씨의 성분, 변동성, 순환 시스템을 파악함으로써 지구 외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어디에 있을지를 찾고 있습니다.